태양은 왜 주기적으로 과격해질까?

태양은 매 11년을 주기로 조용한 상태로 있다 매우 격렬하게 활동하는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태양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를 ‘태양 최대(solar maximum)’라고 한다. 이때는 수많은 태양흑점들이 대형 폭발을 일으키며 태양입자와 복사에너지를 우주 공간 깊숙히 방출하고, 지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양주기가 정확한 기간의 사이클을 갖는 것은 아니다. 17세기 들어 인간이 태양 흑점을 주기적으로 기록한 이후 태양최대의 주기는 짧게는 9년에서 길게는 14년이었다. 태양 주기가 왜 길어졌다 짧아졌다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4일 NASA(미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태양주기의 진행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표지(marker)를 찾아냈다. 태양 대기 속의 ‘밝은 지점’과 ‘거의 빛나지 않는 지점’들이다. 이 두가지 지점들은 과학자들이 태양 내부 물질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자기장의 발달과, 태양 내부 움직임의 경로를 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고, 그 결과 여전히 미스터리인 태양주기의 원인과 관련된 기존 이론을 상당부분 수정하게 됐다.
역사적으로, 태양주기의 원인은 한 가지 종류의 관측에 의존한다. 즉 수세기에 걸친 태양흑점 관측 기록이다. 또 지난 수십 년 간 태양흑점이 강력한 자기장 지역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학자들은 1억5,000만km 이상 떨어진 태양의 자기력도 측정하고 있다.
지난 9월1일(현지 시각) 학술잡지 천체물리학에 태양주기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한 미국 콜로라도 국립 대기연구센터 스코트 매킨토시 우주과학자는 “그동안 태양흑점이 태양 내부의 통제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표지로 알려져 왔지만 태양흑점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흑점의 이동, 움직임을 유발하는 원인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태양 대기에 밝은 지점이 있고 이 밝은 지점은 그 아래 훨씬 깊은 곳에서, 즉 태양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부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 덕분에 과학자들은 태양내부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양주기가 진행되는 동안 흑점은 적도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이 같은 흑점의 움직임에 대해 태양의 남반구와 북반구에서 대칭적으로 거대한 원형의 물질이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극지에서 적도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적도로 이동한 뒤에는 태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다시 극지로 나온다. 이 컨베이어벨트가 격렬하게 끓고 있는 태양 대기 속에서 자기장을 이동시키고, 태양흑점도 이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알져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왜 흑점은 위도가 30도 아래에서만 발견되고, 연속 순환에서 태양의 흑점들이 갑자기 자기력의 극성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또는 그 반대로 바꾸는지, 태양주기는 왜 일정하지 않고 변하는지 등이다.
2010년 초부터 매킨토시와 동료 연구원들은 태양표면에서 자기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대들을 찾아내 그 크기를 추적했다. 자기력상의 균형지대란 태양 속으로 향하는 자기장과 태양 밖으로 나오는 자기장의 수가 같은 곳을 말한다.
연구진에게 이전에 봤던 크기의 자기력 균형지대들도 관찰됐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지대도 관찰됐다. 큰 지대는 그 지름이 목성과 같은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이들 지역을 NASA의 SOD(태양역학관측위성,Solar Dynamics Observatory)가 보내온 태양대기, 코로나의 영상을 통해 관찰해보았다.
그 결과 ‘밝은 지점(brightpoint)’으로 알려진 극자외선과 X선의 지점들이, 거대한 크기 때문에 “지노드(g-node)”로 명명된 이들 큰 규모의 자기력균형지대의 상공에 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밝은 지점과 지노드는 어떻게 물질이 태양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추적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매킨토시와 동료 연구원들은 가장 마지막 태양주기가 어떻게 진행됐고, 현재 진행 중인 주기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NASA와 유럽우주기구(European Space Agency) 공동의 소호태양관측위성(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과 SDO가 생산한 지난 18년간의 관측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이들 표지들(표지들의 아래쪽에는 거대한 자기장들이 있다)의 띠들도 흑점과 같은 경로로 태양의 적도 쪽을 향해 서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출발지점은 위도로 약 55도 지점이었다. 태양의 북반구와 남반구는 이런 띠들이 항상 한 개 이상 나타났다.
매킨토시는 “대부분 우리 눈으로는 볼 수는 없지만 자기장 선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태양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의 관찰결과에 의하면 태양은 서로 다른 극성의 자기 물질들로 이뤄진 띠로 둘러싸여 있고, 이 띠는 일단 한번 형성되면 위도가 높은 곳에서 적도 쪽으로 일관되게 이동한다”고 설명한다.
이 띠들은 북쪽이나 남쪽 가운데 하나의 극성을 갖고, 이들 극성은 각 띠마다 서로 반대되는 극성이 교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서로 상쇄된다.
일례로, 태양의 북반구를 보면 적도에 가장 가까운 띠(북쪽 극성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위도가 좀 더 높은 남쪽 극성의 또 다른 띠와 자신을 연결하는 자기장 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적도 남쪽에도 비슷한 과정이 발생하지만 띠들은 북반구 띠들을 거울에 비춘 것과 같은 모양이다. 즉 적도 근처에 남쪽 극성의 띠가 있고 그 아래쪽은 북쪽 극성의 띠가 있다는 것이다. 남반구와 북반구에는 각 네 개의 띠를 자기장 선들이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띠의 극성을 잇는 자기장 선들이 비교적 짧을 때는 태양의 자기계가 조용해지고 흑점의 숫자와 방출의 양도 감소한다. 이때가 ‘태양 최소(solar minimum)에 해당한다.
그러나 두 개의 저 위도 띠들이 적도에 도달하면 양쪽의 극성을 서로 상쇄하면서 갑자기 소멸한다. 띠가 생성된 후 적도로 이동해 소멸하기까지 평균 19년이 걸리지만, 기간은 16년에서 21년까지 다양하다.
적도에서 두 띠의 충돌과 상쇄 과정을 거치면 태양에는 위도 약 30도로 이동한 두 개의 큰 띠만 남게 된다. 이 두 띠로부터 나오는 자기장은 훨씬 더 길고, 따라서 북극과 남극에 있는 두 띠는 서로 미치는 영향이 적어진다.
이때 띠 위에 있는 흑점들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태양최대를 향해 나아간다. 흑점의 성장은 더 높은 위도에서 반대 극성의 새로운 띠가 만들어지면 중단된다. 새로운 따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복잡한 4개띠의 연결이 시작되고 , 동시에 위도가 낮은 곳의 태양흑점 수는 감소한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몬타나 주립대학 로버트 리몬은 “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태양주기는 띠가 생성돼 적도로 이동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따라서 11년의 태양주기는 두 개의 훨씬 더 긴 사이클 사이의 중첩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개념의 모델은 왜 태양흑점이 위도 30도 아래서 움직임을 멈추고 갑자기 극성을 바꾸는지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새로운 의문도 가져왔다. 왜 자기력 표지, 즉 밝은 지점과 지노더는 위도 55도에서 생성되는가하는 것이다.
매킨토시는 “위도 55도의 윗부분은 태양 대기가 위도 상 아래쪽 대기의 순환과는 무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는 태양 내부에서 위도가 높은 지역은 적도근처에 비해 매우 다른 내부 운동과 물리적 전개과정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태양의 위도 55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고,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한다.
태양주기 이론은 다음 태양 최대와 최소가 언제 오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논문은 다음 태양 최소는 2017년 하반기 어느 시점이며, 2019년말에 다음 태양주기가 시작되는 태양흑점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된 가정이 맞는지 여부와 별개로 밝은 지점과 지노더의 위치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는 단순한 태양흑점을 넘어 태양활동의 동력을 파악할 수 있는 연구의 근거를 제공한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다른 태양계 모델에 적용할 경우 우리 태양에 대한 보다 개선된 시뮬레이션을 얻을 수 있다. 또 이런 발전된 모델은 다른 별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자기활동에 대해 보다 많이 이해하게 됨으로써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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