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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대지진과 문명의 대전환

예언 전문가 2013. 6. 10. 18:40

동해 대지진과 문명의 대전환


"일본대지진은 새로운 패러다임적 신질서를 도입하고 새 시대를 여는 창조적 파괴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카이(東海) 대지진의 전주곡


회색 빛 전율스러운 저주가 일본열도를 휘감고 있다. 최근 일본 TV에서는 정규방송 중 매일 수 차례씩 "긴급뉴스속보"를 알리는 음악과 함께 지진뉴스가 자막으로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 지진이 150여 년을 주기로 발생한다는 초대형 "도카이(東海)대지진"의 전주곡이 아닌가 하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지진 발생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 특히 이즈제도에서 한 달여 동안 체감할 수 있는 지진만 9000여 회가 넘어서고 있다는 일본 기상청의 발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잦은 지진은 지하의 수맥구조를 변화시키게 되며, 이는 곧 대형지진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진이 지역적으로 광역화하고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많은 일본인들은 지금 수도권 대지진의 암울한 전조로 현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많은 일본의 잡지들 역시 "도쿄 대지진 急접근!", "도쿄 대지진을 예고하는 기분 나쁜 데이터" 등의 제목으로 불안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럼 전문가들의 예측과 더불어 일반 시민들이 극도로 염려하는 지진, 즉 고베를 강타한 수준의 지진이 도쿄에 닥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일본의 지진 중에서도 도쿄에 고베 수준의 지진이 터진다면 이것은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베 지진의 피해사례


역사상 지진에 의한 최대의 피해는 1556년에 중국 싼시성에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하여 830,000명의 인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의 지진은 서기 779년에 경주에서 발생했으며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규모 3이상의 지진이 100,000회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규모 5이상의 지진만도 연 100회 정도 발생하고 있다.


한편, 고베 대지진은 효고현 담로도 북동 3km, 깊이 20km를 진원지로 하여 1995년 1월 17일 오전 5시 46분에 발생하였으며, 그 진도는 7정도였다. 피해상황을 살펴보면, 사망자 5,495명, 부상자 36,507명, 양친을 잃은 어린이 560명, 가옥 전파 92,850동, 가옥 반파 84,708동, 화재 발생 건수 531건으로 이것을 합하면 피해규모는 약 9조8,165억 엔에 달한다.

 

고베 지진과 동남아 경제위기, 그리고 동경의 미래


그런데 고베 지진과 관련하여 간과되고 있는 사실은 일본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경제적인 역할의 변화에서 오는 파급효과이다. 일본은 그 동안 누적되는 무역흑자를 해외투자로 해결하였다. 주로 미국의 국채 혹은 동남아시아의 국공채에 투자해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엄청난 복구비용이었다. 이를 위해서 일본은 자신들이 각국에 투자해 놓은 원금을 더 이상 만기연장하지 않고 철수시켜야 했던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경제 위기가 97년도에 오게 된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고베 지진의 복구비용으로 돈이 필요해진 일본정부가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95년부터 2년여에 걸친 일본의 지진 복구 노력은 결국 주변국의 경제 위기를 가져오게 한 원인이 되었다. 우리 나라가 IMF사태라는 치욕을 당한 이면에는 고베대지진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엄청난 피해를 안겨준 지진이 만약 도쿄에서 일어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인 피해도 고베와는 다를 것이다. 고베 지진의 경우 이른 아침 발생했고 게다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만약 시민들이 조리 중이거나 난방기구를 다량 사용하는 시간에 지진이 발생했다면 훨씬 많은 화재가 일어났을 것이 분명하다. 또 고베에서는 다행히 가스 저장고나 다량의 인화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공장에서의 화재가 없었다.


고베 지진과 같은 진도 7의 지진이 전기와 가스를 다량으로 사용하는 저녁 시간대에 도쿄를 엄습했을 시의 피해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최악의 경우 공장과 가정 그리고 빌딩 약 3만 채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고, 도시의 약 20% 정도가 삽시간에 소실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베 지진이 일어난 오전 5시 40분은 아직 다수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난방이나 조리 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진 발생 당일 고베시, 아시야시 등에서만 215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최종적으로는 531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전후 최대의 화재가 된 것이다.


日本 Newton Press 최근호는 고베 지진의 발생이 식사 준비 등으로 조리 기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시간대였거나 또는 식당이 영업에 한창인 저녁에서 밤까지의 시간대였다면 아주 낮게 잡아도 약 20배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지진 발생 당일에 4,300건의 화재가 나고, 최종적으로는 13.2㎢의 지역이 소실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쿄에 고베와 같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일 수밖에 없다. 즉 고베보다 인구에서는 9배, 식당 수는 6배나 많은 도쿄에서 고베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인구수로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약 3만 8500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음식점의 수로 계산하면 약 2만 7000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약 83㎢가 소실되고 만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면 도쿄 전체 면적의 약 18%가 화재로 인해 간단히 소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상황에서 도쿄지역의 바람의 방향이 어떠하냐에 따라 피해는 달라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 풍속이 매초 20m정도로 불 경우 효율적인 소방활동은 거의 불가능해지고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갈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규모 화재에 의한 화염의 합류 현상 즉 "회오리바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간토 대지진" 때 대피소였던 피복창 자리에서 약 4만 여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것은 바로 대규모 화재에 의하여 발생한 화염의 합류 "회오리바람" 때문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도쿄에서 고베와 같은 지진이 발생한다면, 이러한 화염의 합류 현상에 의한 피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화염의 합류로 인한 회오리바람이 불티, 연기, 유독 가스 등을 내뿜으면서 도쿄 전지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최악의 참사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대지진! 구질서의 "전복"을 향한 거대한 힘


결국 이상과 같은 제 논의를 종합하면,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일본, 일본의 정치경제 중심지인 도쿄에서의 강도 7의 지진 발생은 대재난, 대환란의 단초가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세계적 대재앙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피해, 예컨대 산업시설의 파괴와 대화재의 발생, 회오리바람의 출현 등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진실로 가슴에 새길 '부분'은 일본에서의 대지진이 새로운 패러다임적 신질서가 도입되는데 단초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의 많은 학자들은 자본주의 문명과 근대적 세계체제가 일단 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체로 다가오는 2025년이 문제의 연대로 합의되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월러스틴은 'Unthinking'이라는 신조어를 동원하여 기존의 지식체계를 완전히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19세기이래 우리 삶의 뼛속까지 침투한 자본주의 체제가 무궁무진한 자본 축적의 메커니즘(경제구조)으로 지구촌을 장악하여, 물신주의(物神主義)를 확대 생산함으로써 '심각하게 삶의 질을 훼손시킨 체제'라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2025년 이후에는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새 체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신간 『유토피스틱스』에서 진단하고 있다.


월러스틴의 이 진단은 "근대 이후의 새로운 역사의 전개는 없다"며 역사의 종언을 말하는 후쿠야마의 공허한 오만도, 문명 충돌론을 내세우는 헌팅턴 식의 패권주의 심리와도 다르다. 그리고 세계질서는 중국이 지배한다는 나이스비트식의 전망과도 구별된다. 왜냐하면 그는 공허한 예언을 내린 것이 아니라, 이 시점에서 정치,도덕적인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시대가 크게 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 새 시대의 등장!"

이와 같은 역사적인 변화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작은 사건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예컨대 도쿄의 대지진 같은 미래의 사건이 그것이다. 지진의 복구과정에서 세계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그 와중에서 국가간의 갈등이 밖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과 관련하여 이야기할 때, 자주 지진과 화산 때문에 일본이 망하는 시나리오를 들먹이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들의 가벼운 저주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지금으로선 배제할 수 없다. 그것도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가벼이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전조와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지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새 시대를 여는 창조적 파괴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쓴이 이상환 교수는 미국 인터내셔널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논저로는 『마케팅』, 『은행 마케팅』, 『서비스마케팅』 등 다수가 있다. 현재 경북대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